음식(食)

(남대문, 서울역) 남도식 가성비 맛집 "삼다도"

guriri 2024. 3. 2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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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맛집
서울역과 남대문 사이 골목 안에 위치한 "삼다도"입니다. 지인 중 맛집 사냥꾼이 있는데 아끼는 집이라며 조심스럽게 알려주셔서 방문해 보았는데요. 남도식 음식 전문점이라기보다는 사장님이 전라남도 강진 분이셔서 음식이 그냥 딱 전라남도 스타일입니다. 아시죠? 음식 하면 전남인 거, 특히 수육이랑 두부김치에 나오는 묵은지가 진짜 기가 막혔습니다. 젓갈이 들어가 찐하고 깊은 맛이 나는 김치인데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밥 차려주신 줄 알았습니다 ㅎㅎ 자 그럼 출발해 볼까요?
 

<삼다도>

  • 주소 : 서울 중구 세종대로 2가길 28 2층
  • 전화번호 : 02-757-2204
  • 영업시간 : 11:00 ~ 21:30
  • 브레이크타임 : 14:20~21:30
  • 휴무일 : 토요일, 일요일

삼다도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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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lace.naver.com

 
일단 가게는 골몰 안쪽에 위치해 있고 간판도 작아서 찾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위에 주소를 남겨두었으니 꼭 지도를 참고해서 가세요. 간판이랄게 이렇게 동그란 벽간판뿐이라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찾기가 힘든데도 들어가 보면 항상 만석인 게 신기합니다. 이 날도 일찍 출발해서 오후 6시에 들어갔는데 마지막 한자리에 겨우 앉았습니다 ㅎㅎ 영업시간도 길지 않고, 주말에 영업을 안 하셔서 맛보고 싶으시면 타이밍을 아주 잘 잡으셔야 하고 예약을 추천드립니다. 음식이 맛있으면 가게가 아무리 숨어있어도 올사람은 다 오는 것 같습니다 ㅎㅎ
 

삼다도 식당 간판 및 앞 골목
삼다도 식당 간판

 

메뉴판

 
자, 메뉴판을 봐볼까요?
식사와 안주메뉴가 있는데 한 5년전 정도의 가격표를 보는 것 같습니다. 계란말이 하나에 15,000원 2만 원 하는 곳도 많은데 만원이면 끝납니다. 부담 없이 수육, 두부김치, 계란말이, 오뎅탕, 갑오징어를 시켰습니다. 

삼다도 메뉴판 식사와 안주, 생성, 주류로 나눠져 있음.
대표메뉴 닭도리탕, 수육, 골뱅이, 두부김치, 햄계란말이, 오뎅탕 등
삼다도 메뉴판

 

음식 후기

 
수육이 제일 먼저 나왔습니다. 크으.. 김치 비주얼 보이십니까? 쫄깃한 고기에 묵은지로 덮고 마늘 고추 넣어서 입에 넣으면 아주 극락입니다. 김치가 너무 맵거나 시지 않고 정말 딱 적당히 익었습니다. 젓갈이 들어가 짭조름한 바닷가 향도 나고 시원합니다. 된장이나 다른 간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저 조합 그대로 드시면 아주 딱입니다. 김치가 귀한지 사장님께 김치를 더 얻을 수 있는지 묻자 손님만 드린다며 조심스래 꺼내주셨습니다 ㅎㅎ

수육 사진 김치와 돼지고기, 채썬 고추, 새우젓, 마늘
수육과 묵은지 이만원!

 
 
두 번째 메뉴는 두부김치입니다. 두부김치의 김치는 수육 김치를 고기와 함께 볶아서 주시는데 처음 먹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먹던 도시락에 든 그 볶음김치 그대로입니다. 젓갈이 들어간 김치를 볶으면 생선 구운 것 같은 고소함이 올라오는데 너무 맛있었습니다. 설탕 한 꼬집으로 과하지 않은 감칠맛까지, 달콤 고소 짭짤한 볶음김치와 따뜻한 두부의 조합기 기가 막혔고 제대로 흡입을 해버렸습니다..

두부김치 사진
두부 김치 만원!

 
다음 메뉴 오뎅탕입니다. 크기 보이시나요? 사진엔 잘 안 보이는데 그릇 사이즈가 세숫대야 칼국수 크기입니다. 오뎅이 한가득에 무와 맛살까지 들어있습니다. 탕을 아주 푹 끓이 셨는지 국물에 오뎅과 무의 깊은 단 맛이 제대로 우러났습니다. 이거 만원 받으시면 안 될 것 같은데 사장님 지갑이 걱정됐습니다. 사실 제 지갑이 더 문제일 것 같은데 넘어가시죠

오뎅탕 사진 오뎅과 무, 채썬파가 들어있음
오뎅탕 만원!

 
후.. 먹어도먹어도 끝이 나질 않습니다. 네 명이서 갔고 오뎅탕에서 이미 모두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는데 오뎅탕 까지 안주값 고작 4만 원.. 말이 안 되는 가성비입니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순 없죠 다음메뉴 계란말이로 가봅시다. 
제발 미니미 하기를 바랐는데 헛된 기대였습니다. 사진을 세로로 찍어서 잘 안 보이는데 저거 2층짜리 계란말이입니다.... 네 두줄요... 사장님 눈을 보니 눈으로 말씀하십니다. "아이고 우리 아가 왜이렇게 말랐누 이것도 더 먹어라~"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ㅎㅎ 계란말이는 아주 포슬포슬하고 작게 채 썬 파와 햄이 가득 들었습니다. 얘도 도시락에 있었던 것 같은데...?

계란말이에 케첩이 뿌려져 있는 사진
계란말이 만원!

 
길고 긴 식사가 마지막을 향해 갑니다. 마지막은 데친 갑오징어입니다. 작년 말부터 오징어가 잘 안잡혀서 오징어 값이 정말 많이 올랐는데 이게 지금 다행인지 불행인지 갑오징어는 한 마리 데친 분량이었습니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갑오징어가 아주아주 싱싱했습니다. 저 백옥 같은 속살이 보이시나요?
 
제가 여수에서 갑오징어를 낚시 해서 먹던 사람인데 갑오징어가 일반 오징어보다 식감이 단단하고 꼬들한 편이어서 잘못 익히면 질길 수 있는데 아주 잘 삶아주셨습니다. 부들부들하고 꼬들하고 씹을수록 계속 올라오는 단맛이 매우 좋았습니다. 초장도 전라도 스타일로 설탕보다는 식초를 강하게 써서 새콤한 편이라 달큰한 오징어랑 조합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시판 초장이나 서울 초장은 단맛이 너무 강한 같습니다. 

데친 갑오징어와 초장 사진
데친 갑오징어 2만 5천원!

 
저쯤 되니 진짜 배가 너무 불러서 사실 오징어는 조금 남겼습니다.. 그런데 아시죠? 다음날 되면 남긴 거 후회되는 느낌. 정말 너무 만족스럽게 식사를 해서 재방문 의사 200%입니다. 술집이라기보다는 할머니네 놀러 가서 밥 먹고 온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맛도 좋고 가격도 좋고 남대문 근처 오시면 혹은 근처 직장인이시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집의 유일한 단점은 살이 찔 수 있다는 거.. ㅎㅎ 그럼 여러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내돈내산 직접 사 먹고 작성한 후기이며, 다른 방문하신 분들과 느낀 점이 다를 수 있는 점 참고해 주세요!